여러가지이야기

이 순간 깨어 자연과 우주를 느끼는 기적 -틱낫 한 스님

차화로 2005. 2. 8. 17:41
 

그대의 진정한 집은 지금 이 순간 속에 있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기적은 물위를 걷는 것이 아니다. 기적은 지금 이 순간 푸른 대지 위를 걷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평화와 아름다움과 만나는 일이다.

평화는 우리 주위 모든 곳에 있다. 이 세상과 자연 속에, 그리고 우리 안에, 우리의 몸과 영혼 안에 있다. 그 평화와 만나는 순간 우리는 치유되고 탈바꿈된다. 그것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수행의 문제다. 우리는 다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금 이 순간으로 데려오는 길을 발견만하기만 하면 된다. 새롭고 경이롭고 우리의 존재를 치유해 주는 것들과 만날 수 있도록.



여기 그대의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고, 그대를 지금 이 순간의 삶 속으로 돌아오게 하는  길이 있다. 그 첫 번째는 자신의 호흡을 자각하는 일이다. 이것은 인간이 지난 수천년 동안 행해 온 명상법 중 하나다.

숨을 들이쉬면서, 자신이 지금 숨을 들이쉬고 있음을 자각하라. 그리고 숨을 내 쉬면서, 자신이 숨을 내 쉬고 있음을 자각하라. 그때 그대는 그대 안에, 그리고 그대 주위에 수많은 행복의 요소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야 비로소 진정으로 숨쉬는 일을 즐길 수 있고, 지금 이 순간에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의 평화는 지금 여기에 있다. 우리는 단지 그것과 만나기만 하면 된다. 진정으로 살아 있을 때, 우리는 그 나무가 천국의 일부분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천국의 일부분임을 안다. 우주 전체가 그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도 모르는 채 나무를 자르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땅 위의 천국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번의 깨어 있는 발걸음, 한 번의 깨어있는 호흡이다.

지금 이 순간의 평화와 만날 때, 모든 것이 진정한 존재로 탈바꿈한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온전히 살아 있는 우리 자신이 된다. 나무와 아이들,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이 눈부신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중국의 임제 선사는 말했다.

“기적은 땅 위를 걷는 일이다.”

기적은 희박한 공기 속이나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대지 위를 걷는 일이다. 대지는 너무도 아름답다. 우리 또한 아름답다. 우리는 깨어 있는 마음으로 걸을 수 있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경이로운 마음으로 어머니 대지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친구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하고 기원할 필요가 없다. 평화는 이미 그들과 함께 있다. 우리는 다만 그들이 매 순간 평화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세상을 떠날 필요가 없다.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생생히 살아 있어야 한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숨을 들이쉬고, 진정으로 살아 숨쉬면서 한 걸음을 걸으라. 한 걸음만 내디뎌도 여러분은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육체와 마음 속에서 투쟁을 벌이는 습관이 있다. 우리는 오직 미래에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이미 도착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이미 목적지에 도착했고 더 이상 우리가 여행할 필요가 없으며, 우리가 이미 여기에 있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은 이미 충분하다. 우리는 단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곧바로 그것들과 만날 수가 있다.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는 많은 이유를 갖고 있다. 대지는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우리를 참고 기다려 준다. 우리가 고통받는 것을 볼 때마다 대지는 우리를 보호해 준다. 대지를 안식처로 갖고 있는 한 우리는 어떤 것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죽음까지도.

깨어 있는 마음으로 대지위를 걸어갈 때, 우리는 나무와 숲, 꽃과 햇빛으로부터 생명을 얻는다. 대지와 접촉하는 것은 우리에게 평화와 기쁨을 주는 매우 뜻 깊은 수행이다.

우리는 대지의 자식이다.

우리는 대지에 의지하고, 대지는 우리에게 의지한다. 대지는 아름답고, 새롭고, 푸른 느낌을 줄 수 있는 반면에 또한 황량하고 건조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대지로부터 어떤 느낌을 받는가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걷는가에 달려 있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기쁨과 집중력을 갖고 대지와 만나라.



우리가 천천히 걸으면서 대지를 어루만지고, 한 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기쁨과 행복의 씨앗을 심으면서 자신의 호흡을 자각한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 모든 발걸음마다 우리는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는 것이다.

걷는 명상을 할 때 우리는 매 순간 도착한다. 우리의 진정한 집은 이 순간에 있다. 우리가 현재의 순간 속으로 깊이 들어갈 때, 우리의 후회와 슬픔은 사라지고, 우리는 삶이 수많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한다.



지금 이 순간을 만난다는 것은 과거나 미래를 지워버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만날 때, 그대는 현재가 과거로부터 생겨났으며 또한 미래를 창조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현재를 만날 때, 그대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만나는 것이다. 즉 무한한 시간전체, 실체의 궁극적인 차원을 만나는 것이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차 한잔을 마실 때, 그대는 현재의 순간을 만나고 시간 전체와 만나게 된다.



주위를 돌아보면 삶은 기적적인 일로 가득하다.

한 잔의 물, 한 줄기 햇살, 나뭇잎, 애벌레, 꽃, 웃음, 빗방울, 모두가 하나의 기적이다.

그대가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어디서나 쉽게 기적을 볼 수 있다. 각각의 인간 존재는 다양한 기적의 산물이다. 수천가지 색깔과 형태를 보는 눈, 벌이 날아가는 소리와 구르는 천둥소리를 듣는 귀, 우주 전체에 대한 생각을 할 때만큼 쉽게 먼지 입자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두뇌, 모든 존재의 심장 박동과 리듬을 맞추면서 뛰는 심장---. 하루하루를 투쟁하듯 살아가면서 지치고 좌절할 때 우리는 언제나 이런 기적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적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그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깨어 있음의 빛 속에서 그대가 더 많이 주의를 쏟고, 더 이해하고 더 사랑할 때, 그대는 스스로 성장하고 더욱 사랑스런 존재가 된다. 뿐만 아니라 그대라는 존재 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된다. 세상 전체가 평화로운 한 사람에 의해 달라질 수가 있다.

우리의 마음이 모든 것을 창조한다. 눈에 덮여 환하게 빛나는 거대한 산은 그대가 그것에 대해 명상할 때 그대 자신이 된다. 그 산의 존재는 그대의 깨어 있음에 달려 있다. 그대가 눈을 감고 있을 때라도 그대의 마음이 깨어 있는 한 그 산은 거기에 존재한다.

감각의 창문을 닫고 명상을 하며 앉아 있을 때, 그대는 우주 전체를 느낀다. 왜인가? 거기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있어도 그대는 마음의 눈을 통해 더 잘 볼 수가 있다. 세상의 풍경과 소리들은 그대의 ‘적’이 아니다. 그대의 ‘적’은 잊어버리는 것, 곧 깨어있지 않은 마음이다.

 

 

 

틱낫 한 스님의 글을 읽다가 

여산다숙에서 차화로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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